무료화 바람이 분 국내 개인백신 시장서 유료를 고수하는 미국 제품들이 고전 중이다. 해외서 날고 기는 유수 보안기업들도 ‘공짜’에 대항할 뾰족한 대책은 내놓지 못하고 있다.
근래 시만텍, 맥아피 등 미국 기업들은 개인백신 시장서 조용한 모습이다. 제품 판매량 추이는 감춰져 있지만 꽤 많은 이용자가 무료 진영으로 이동한 것은 잘 알려진 사실.
한 백신업체 관계자는 “무료백신이 보편화된 가운데 3~7만원을 주고 미국 제품을 사용할 이는 찾기 힘들다”며 “미국 기업들도 이를 피부로 느끼고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미국산 신제품 국내 진출 뜸해때문인지 요즘은 미국산 백신 신제품의 국내 출시 소식도 안 들린다. 우선 시만텍은 지난달 초 해외 출시한 ‘노턴360’ 2.0버전을 국내에 예고도 않고 있다. 이웃나라 일본에서는 2월부터 현지어 베타판을 내놓은 것과 대조적인 모습이다. 일본 씨넷에 따르면 이 제품은 최신 익스플로러 취약성 방어력을 대거 높인 시만텍의 야심작이다.
지난 달 초 미국과 일본 등에서 발매된 시만텍 노턴360 2.0버전.‘포어프론트’로 국내 기업보안 시장에 안착한 마이크로소프트도 개인백신 ‘라이브 원케어’만큼은 유독 들여오지 않고 있다. 이 제품의 한국 상륙 소문은 지난해 중순부터 돌았으나 아직 확실한 것은 없다. 그러나 이 역시 일본을 비롯한 여러 나라에는 활발히 보급되고 있다.
MS의 개인백신 제품 라이브 원케어. 국내 발매 소식은 아직 없다. 한국MS 관계자는 “원케어 국내 출시 지연은 무료백신과 상관없는 일”이라며 “본사에서 출시 시점을 조율하고 있다”고 밝혔다. 하지만 국내 보안업계는 “한국 개인백신 시장서 수익 내기 힘든 걸 뻔히 아는 MS의 당연한 행보”라는 추측이 주를 이룬다.
맥아피의 경우는 위 사례들과 다르다. 맥아피는 본사에서 제작한 전 제품이 모두 한글화돼 국내에 들어와 있다. 하지만 무료백신으로 인한 사용자 감소는 피하지 못했다.
유료백신, 사용자 지갑 열 수 있나이렇게 불리한 상황에 처한 미국백신들이 계속 침묵할지 여부도 주목되는 점이다.
일단 이들은 현재 무료와의 차별 점을 강조하고 있다. 한국맥아피 김명식 이사는 “무료백신은 유료보다 기능이 제한돼 있어 이용자들의 맘이 돌아설 것”이라며 “유료백신 차별화 전략을 세워 승부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무료백신이 유료 제품 수준까지는 안 된다 해도 실시간 감시를 비롯한 주요 기능을 갖춘 것은 사실이다. 때문에 유료진영에서 말하는 그 ‘차별점’이 소비자 지갑을 열 수 있을지는 아직 의문이다.
그렇다고 이들이 동유럽 백신들처럼 무료화를 실시, 포털이나 광고수익을 모색할 상황도 아니다. 국내 개인백신 시장 규모는 크게 잡아 연 300억원 수준. 이 정도 시장을 위해 글로벌 본사서 큰 결단을 내릴 가능성은 희박하다. 올해 1월 시만텍과 MS 두 회사는 ZDNet 코리아에 “한국서 무료화 전략은 절대 없을 것”이라고 밝혀 왔었다. @
